"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재적 의원 190명 전원 찬성입니다."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뉴스를 봤다. 계엄이라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창밖은 조용한데 핸드폰 속 세상은 난리다. 국회의원들이 뛰어가는 영상을 보면서 손이 떨렸다.
"군 병력이 국회 진입을 시도했으나, 의원들이 이미 본회의장에 집결한 상태였습니다."
국회 앞에 도착했을 때 이미 수백 명이 모여 있었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왔다. 어떤 사람은 잠옷 위에 코트를 걸쳤고, 어떤 사람은 아직 구두를 신고 있었다. 새벽 공기가 얼마나 차가웠는지 기억난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가 한밤중에 소집됩니다."
텔레비전에서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는 걸 보고 있었다. 이것이 현실인지 드라마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남편에게 전화했더니 이미 국회로 가고 있다고 했다.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경찰 추산 수천 명이 여의도에 집결하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국회 담을 넘는 영상을 보았다. 저 군인들도 누군가의 아들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국회를 지켜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아침이 밝았다. 뉴스에서는 아직도 어젯밤 일을 다루고 있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모든 사람이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평소와 같은 풍경이었지만 완전히 다른 나라 같았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절차가 시작됩니다."
광화문에 갔다. 촛불을 든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2016년과 같은 풍경이었지만 이번에는 더 무서웠다. 헌법이 지켜질 거라고 믿고 싶었다.
"계엄군이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국방부는 모든 부대에 복귀 명령을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매일 뉴스를 본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민주주의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지켜봐야 한다. 우리 모두가.
2024.12.04
여섯 시간의 계엄, 그리고 그 이후의 모든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