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ial Law Quest
선포. 대한민국 전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통제의 언어가 종이 위에 적히는 순간, 그 종이는 이미 흙 속에서 싹을 틔우고 있었다.
철조망 사이로 피어나는 것들
계엄령은 구획을 만든다. 통행금지 구역, 집회금지 구역, 보도통제 구역. 도시를 격자로 나누고 각 칸에 규칙을 부여한다.
제3조. 일체의 집회와 시위를 금한다.
하지만 격자 안의 생명은 격자를 인식하지 못한다. 씨앗은 콘크리트의 틈을 찾고, 뿌리는 규정된 경계를 넘어 퍼져나간다. 통제의 선은 그어지는 순간부터 지워지기 시작한다. 자연의 시간은 포고문의 시간보다 느리지만, 반드시 이긴다.
목련은 군홧발 소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모든 계엄령은 해제된다. 어떤 것은 며칠 만에, 어떤 것은 수십 년 만에. 그러나 해제의 순간은 언제나 온다. 통제의 격자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란 것들이 격자보다 커지는 것이다.
본 계엄령을 해제한다.
해제 이후에도 흔적은 남는다. 하지만 흔적 위에서도 꽃은 핀다. 그것이 이 여정이 말하고자 하는 전부이다.
끝은 언제나 시작이기도 하다무궁화는 매년 다시 핀다